큰마왕과 행복이네

보라돌이 일기 1

MissJaneMarple 2007. 3. 25. 03:37

화장실담당, 사료담당 큰마왕이 요즘 통 캔을 주질 않아.
큰 상자에 온갖 먹을 것을 다 두고서 어쩌다 한번 꺼내주는데
가끔 사람이, 아니 고양이가 어떤 음식이 막 땡길 때가 있잖아?
그런데 큰마왕은 그걸 모르는 것 같아.
아니다!
자기는 작은마왕에게 전화해서 뭐사와라, 어떤 게 먹고 싶다 하는 걸 보면
자기도 그런 순간이 있긴한데 사람처럼 고양이도 그럴 때가 있다는 걸 모르나봐.
하녀의 자세가 안돼 있잖아~~버럭~(침 퉷퉷...건들건들....)

 

 

하지만 울엄마처럼 큰마왕에게 하악질을 하면서 윽박지르는 것은 별 소용이 없을 것 같아.

처음엔 놀라더니 이젠 신경쓰는 것 같지 않더라구.
그래서 나는 큰마왕 옆에 자리를 잡고 눈치를 살폈지.
큰마왕의 시선이 나에게 왔을 때 준비한 행동을 했어.
바로 앞발을 먹는 시늉을 한거야....으하하하....나 머리 좋지?
큰마왕~~
숨겨놓은 캔사료 내놔봐~~어서~~~
사모님처럼 말했어. 최대한 부드럽게.

 

 

그.런.데

큰마왕이 뭐라는 줄 알아?

보라돌이! 너 고추 보인다.

꽈광-
고, 고, 고추?

난말야 아무래도 하녀를 잘못 선택한 것 같아. 아흑-      2006·11·06 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