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알 수 없는 일

MissJaneMarple 2007. 5. 8. 03:51

 

방금 길냥이 사료를 놓아두고 왔다.

다른 날도 몰래몰래 살금살금 놓아두어야 하기에 쉬운 것은 아니었지만

오늘은 유난히 장애물(?)이 많았다.

 

현관을 나서는 순간, 움직이는 엘리베이터.

신문 돌리는 시간과 맞은 것이다. 에휴~

호기심에 가득한 질문과 눈빛이 싫어서 걸어내려갔다.

16층을 내려가니 다리가 후들거렸다. (운동부족 절감 ㅡㅡ;;)

 

첫번째 사료를 두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데 사람들의 소리가 들렸다.

긴장!

소리가 어디서 나는지 찾았더니 어두운 곳에서 여고생들이 모여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교복을 입고 새벽 3시가 넘은 시간에...

도대체 저 아이들은 여기서, 이 시간에 뭐하는거지?

혹시 나쁜 일이라도 생길까 걱정스러웠는데 아이들은 엠피쓰리를 듣는지

휴대폰을 통해서인지 음악을 들으며 즐겁게 웃고 떠들고.....

그 아이들이 있는 곳 가까이 사료를 두어야 하기 때문에 일단 패쓰-

 

다른 곳에 사료를 두러 가는데 월요일이 생활 쓰레기와 재활용품을 내놓는 날이라서

경비 아저씨들이 밝은 조명 아래 모여 계셨다.

마치 집에 가는 사람처럼 걸어서 어두운 곳으로...ㅡㅡ;;

 

사료를 두는데 회색빛의 느긋한 냥이 출현. 내가 지은 이름은 장군이.

장군이는 사람이 와도 전혀 피하지 않고 "뭘봐?"하는 표정을 하는 녀석이다.

그릇과 물을 놓자마자 달려와서 맛나게 먹는 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또다른 길냥이 씩씩이가 보였다.

원래 씩씩이가 나타나는 곳은 여고생들이 모여 있는 곳 근처인데

사람들이 있으니까 나를 따라서 온 것 같았다.

하지만 장군이 때문에 사료에 가까이 가지 못하고 한구석에 웅크리고 있었다.

"씩씩아! 다른 곳으로 가자"

사료 그릇을 흔들며 움직이니까 씩씩이가 따라왔다.

중간에 씩씩이가 움직이는 자동차 근처로 가서 놀랐었다.

 

이젠 들어갔으려나?하면서 다시 그 장소로 갔는데 여전히 아이들 소리가 들렸다.

어쩔 수 없이 거의 낮은 포복으로 사사삭- 기어서 두 군데 사료를 두고 돌아왔다.

새벽 3시 30분이 지나 있었다.

 

얘들아! 집에는 들어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