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와 고양이
남동생네가 오래오래 기다리던 아기를 낳았습니다.
벌써 60일이 지났네요.
올케의 임신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작은 마왕은 아기 이불을 만들어 준다면서
수를 놓기 시작했습니다. 퇴근하고 틈틈히 놓은 것이라서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12지가 다 들어가 있습니다. 쥐, 소, 호랑이.....
병원과 조리원에 있던 올케와 아기가 집으로 돌아온 후 동생집에 갔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손자를 안고서 행복한 표정을 하셨습니다.
설에 아기가 처음으로 집에 왔습니다.
우리들은 청소를 하고 시트를 새로 깔고, 바쁘게 아기 맞을 준비를 했었지요.
하지만 행복이의 반응을 달랐습니다.
낯선 냄새를 달고 온 조그만 녀석에 대한 경계심에다가
할머니를 빼앗겼다는 상실감이 행복이를 분노(?)케 하였지요.
엄니 뒤에 있는 녀석이 행복이입니다.
정신없이 하악질을 하며 자기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전에도 작은 조카가 엄니랑 마루에서 같이 자니까 행복이가 아주 싫어했었습니다.
할머니는 내꺼야~~~~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도 호기심은 어쩔 수 없는 것인지 할머니 곁에 있고 싶은 것인지
다른 곳으로 가지 않고 계속 아기 주변을 맴돌았습니다.
보라돌이는 아기에게 엄청 호의적이었습니다. 쳐다보고 냄새맡고....
이 녀석의 정체는 무엇인가~~싶었나 봅니다.
다만 사람들이 북적이는 것은 싫었던 것 같습니다.
행복이가 아기에게 하악질을 하면서 기분 나쁘다는 오오라를 풍기는 동안
저런 표정으로 뚱-하니 있었거든요.
어제는 어머니 생신이라서 식구들이 또 모였습니다.
행복이는 처음보다는 덜 민감했고 보라돌이는 사람 많은 것이 싫어서 (사실은 겁이 나서)
한 구석에서 나오지 않고 있었습니다.
오늘 아가는 스머프처럼 보였습니다. 한 주 동안 또 컸더군요.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받은 행복이와 보라돌이는 지쳐서 잠들었습니다.
아가는 고양이에 대해 아무 생각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