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문화

연꽃 모양 청동 향로

MissJaneMarple 2017. 7. 5. 02:07


-대강삼년-이 새겨진 연꽃 모양 청동 향로.jpg




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유물 정보를 검색하면, '대강삼년'이 새겨진 연꽃 모양 청동 향로라고 나온다.

다르게 부르는 이름은 '대강삼년'명청동연지형병향로.

한자명칭은 靑銅 蓮枝型 柄香爐(청동 연지형 병향로)         

한국(韓國)-고려(高麗) <1077년>        

금속(金屬)-청동제(靑銅製)      

명문 내용:  大康三年

높이 14.7cm, 길이 18.8 cm


아래는 이 유물에 대한 설명이다.


병향로(柄香爐)1)는 긴 손잡이와 노신2)으로 구성된 불교향로로 서역을 거쳐 중국에 전래되었으며, 중국에 전래된 최초의 병향로는 중국의 감숙성(甘肅省) 병령사석굴(炳靈寺石窟) 169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중국에 전래된 병향로는 4세기경부터 중국화 된 모습으로 변화하였으며, 중국의 승려 도안(道安, 312~385)이 정한 계율에 따라 강경(講經)3)이나 설법(說法)을 청할 때 주로 사용되었습니다.

병향로는 일반적으로 손잡이 끝의 형상과 진자4)의 모습에 따라 작미형병향로(鵲尾形柄香爐), 사자진병향로(獅子鎭柄香爐), 병진병향로(甁鎭柄香爐), 무진자병향로(無鎭子柄香爐), 연지형병향로(蓮枝形柄香爐)의 다섯 가지 형식으로 분류됩니다. 이와 같은 병향로의 형식분류는 중국의 병향로를 기준으로 하고 있으며, 주변국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병향로의 다섯 가지 형식 중 가장 먼저 나타나는 형식은 손잡이의 끝부분이 까치꼬리와 같아서 이름이 붙여진 작미형병향로이고, 뒤를 이어 손잡이 끝에 사자가 놓이는 사자진병향로, 그 다음으로 사자진병향로와 형태는 같지만 병 모양의 진자가 높이는 병진병향로가 나타나며, 이후 무진자병향로가 등장하며, 병향로의 마지막 단계로 연지형병향로가 제작, 사용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 8세기까지 작미형병향로가 사용되었고, 통일신라 9세기에 들어 사자진병향로가 사용되기 시작하여 고려시대까지 제작됩니다. 통일신라에서는 연지형병향로 이전에 병향로의 노신을 연화형으로 만들기도 하였는데, 이것은 성덕대왕신종의 몸체에 부조로 표현된 공양상이 들고 있는 병향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연지형병향로는 병향로 전체를 연꽃으로 형상화한 것으로 받침은 연잎, 노신은 연꽃, 손잡이는 연꽃가지 형태로 만든 병향로입니다. 이와 같은 연지형병향로는 거란족이 세운 요(遼)나라에서 가장 먼저 제작, 사용하였고, 고려를 비롯해 금(金)과 서하(西夏) 등과 같은 비한족(非漢族) 국가들을 중심으로 유행하였고, 한족이 세운 송(宋)에서는 12세기 후반에 등장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연지형병향로의 예는 중국 요녕성 조양의 조양북탑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양북탑은 1043년 요에서 완성한 전탑으로 탑의 기단부 동면에는 협시보살이 연지형병향로를 들고 있습니다. 요에서는 탑의 부조뿐만 아니라 고분출토품과 벽화에서도 발견되고 있으며 11세기 전반부터 12세기 전반경까지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고려에서도 요의 연지형병향로와 같은 향로를 사용하였으며,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작품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太康3年銘 청동연지형병향로(靑銅蓮枝形柄香爐)입니다. 이 향로는 받침과 노신은 남아있고, 손잡이는 대부분 결실되었습니다. 손잡이를 이루는 연꽃 줄기에서 세 갈래의 가지가 나와 그 중 가장 위쪽 가지는 연화형의 노신이 되고, 아래가지는 연잎 모양의 받침이 되었고, 중간 가지는 무엇인가를 연결하였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청동연지형병향로의 받침에는 음각으로 ‘大康三年’이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어 1077년에 제작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연지형병향로의 고려 전래는 요의 조양북탑과 태강3년명 연지형병향로의 제작시기를 고려하면 1043년 이후 1077년 이전으로 추정되며, 두 차례에 걸친 요의 대장경 전래와 관련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물 외에도 1085년에 건립된 원주 법천사 지광국사현묘탑비(智光國師玄妙塔碑)의 비제(碑題)와 14세기의 작품으로 추정하는 일본 대덕사(大德寺) 소장 수월관음도와 일본 네즈(根津) 미술관 소장 석가삼존 16나한도, 리움 소장 석가삼존 16나한도에서 연지형병향로가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들 불화에서는 나한이 연지형병향로를 들고 석가모니에게 설법을 청하는 모습을 하고 있어 병향로는 시대에 따라 형태는 변화하지만, 강경과 설법을 청할 때 사용하는 원래의 용도는 변하지 않고 있음을 유물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http://www.museum.go.kr/site/main/relic/recommend/view?relicRecommendId=16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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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병향로에서 '병'은 '자루 병柄'으로 1. 자루(끝에 달린 손잡이) 2. 근본(根本) 3. 권세(權勢), 권력(權力) 4. 재료(材料)의 뜻을 가진다

2) 노신爐身: 향로나 화로 따위의 몸체.

3) 강경講經: 불경(경전) 강독().

4) 진자鎭子: 손잡이 끝에 부착되는 장식물의 형태.

   

     鵲尾形 柄香爐 작미형 병향로

   


     獅子鎭形 柄香爐 사자진형 병향로

     (진자 사진 출처 : [장보고 선단과 동아시아 불교문화 교류], 재단법인 해상왕장보고기념사업회, 2010년 7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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