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들어온 동생을 그대로 돌려세워 '無間道'를 보러 갔다.
전부터 이 영화가 너무 보고 싶었는데 틈이 나질 않았고
지금도 뭐 그리 여유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영화라도 보지 않으면 돌아버릴 것 같아서....
영화가 끝나고 저절로 나온 말.....착잡하네.....
내가 단 한번도 원하지 않았던 곳에 있을 수밖에 없다면....
가는 길마다 절벽이라면....
내딛는 곳마다 넘을 수 없는 높다란 벽이 가로막혀 있다면.....
삶이, 나를 우리를 얼만큼 몰아세울 수 있는지 그 끝을 알 수 없다면.....
죽어서야 그 절망이 끝나겠지.
무간지옥에서 벗어나는 것은 그 하나 뿐이겠지.
하지만 지옥에서 죽을 수 있을까?
나를 지옥에 있게 한 '존재'가 '내 의지'를 용납할까?
진영인.
언제 자신이 딛고 있는 바닥이 가라앉을지 알 수 없는
위태로운 줄을 타고 있다.
나는 경찰이야....라고 말하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다.
엘리베이터에 그가 누워있다.
반은 안쪽, 다리는 바깥쪽으로....
문은 닫힐듯 열리고 열릴듯 다시 닫힌다.
그것이 그의 생이다.
손 안에 든 참새.
삶은 이미 그의 의지와는 상관없다.
그의 뜻을 묻지 않는다.
'무간도'........정말 끝내주는 제목이다.
제목으로 영화가 다 설명되는 느낌이다.
난 이 영화가 너무 좋다.
2편, 3편도 좋았지만 역시 1편보다는 무게감이 덜 했다.
특히 양조위의 석고팔(?)을 증지위가 탁자에 내리치는 장면.
그 때의 양조위 표정이 잊혀지질 않는다.
2004·04·21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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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도에 쓴 글을 다시 적으면서 끝에만 조금 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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