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녀석들

길고양이 사료주기

MissJaneMarple 2007. 3. 17. 16:12

 

겨울이 되면서 여름과 달리 길냥이를 위해 놓아둔 사료가 금방 없어졌다.
여름부터 가을까지는 하루가 지나도 그냥 있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특히 기온이 많이 내려갔던 요즘엔 길냥이들이 먹이 구하기가 어려워서인지
사료를 놓아두면 아주 깨끗하게 그릇이 비워지곤 했다.

전에 행복이 사료를 주문하는 곳에서 무료로 길냥이용 사료를 나눠준 적이 있다.
그것과 이것저것을 섞어서 길냥이들에게 주곤 했는데 얼마 전, 그게 딱 떨어졌다.
길냥이 사료가 바닥을 보일 무렵부터 고민하다가 결국 길냥이에게 주기 위한 사료를 주문했다.
대따 큰 걸로....
길냥이도 먹고, 행복이도 먹고...

주문하면서 사정을 이야기했더니 길냥이에게 주라고 작은 봉지의 사료를
열개 정도 동봉해서 보내주었다. 겨울이 되면서 길냥이 사료를 찾는 사람들이 많단다.

길냥이 사료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짐작하건대, 유통기한이 살짝 지난 것이나 반품들어 온 것 중 상품으로 팔기 어려운 것을
모아두었다가 길냥이 사료로 쓰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번에 주문한 커다란 사료를 꺼냈더니 행복이가 코를 박는다.
그리고 자기가 개시를 했다. 자기 몫으로 주는 것은 남기기도 하면서 남의 것을 먹다니...

조금 전에도 길냥이 사료를 놓아두기 위해 밖에 나갔다 왔다.
낮엔 사람들 눈이 있어서 하기 어렵다.
여긴 공동주택이고 고양이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을테니까...
얼마 전에 사료를 주었던 그릇들 중 반은 사라졌다.
청소하시면서 치우신 모양이다. 그 구석까지 치우신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애들이 먹을 기회가 있었어야 하는데~~~하는 마음이다.

늘 놓아두는 곳 중 마지막 장소로 다가가다가 발견한 눈 위의 작은 발자국들!
고양이들도 알고 있는거다.
여기에 가면 먹을 것이 있다....라는 것을.

그 발자국들을 보니까 새벽 2시에 사료를 들고 나가는 것이 좀 힘들어도
참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동네 길냥이들이 이번 겨울을 잘 나야할텐데.....

 

 

 

2005·12·28 03:22

 

 

N님의 반응

요새 눈도 많고 날두 춥고해서 고생일꺼같아요. 정말 겨울 잘 나야하는데..

 

마플의 대답

여름에 비가 오면 사료가 못쓰게 될 것 같아서 걱정이고
요즘엔 길냥이가 먹이를 아예 구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예요.
사료를 주면서 걱정되는 것은 사료를 먹으면 물을 많이 먹어야 하는데
길냥이들이 물을 쉽게 구할 수 있을런지....

아래 사진에 어미 고양이는 잔뜩 경계하고 있지만
젖을 먹는 아기 고양이 세 마리 중 한 녀석은 다른 형제에게
깔려서 발톱을 세우고 버둥거리고 있어요. 너무 귀여워~~

 

A님의 반응

푸앗~ 코피 쥘쥘...
길냥이들 사료 주기... 마음만 있을 뿐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는 일 중 하나입니다.

고양이를 키우지 않기 때문에 사료를 구입하는 건 좀 무리라 하더라도 캔이나 파우치 같은 건

가끔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쩝.

 

마플의 대답

고양이를 키우지 않으면 선뜻 사료사기 어렵지요.
캔이나 파우치는 아주 많이 부담되는 가격은 아니지만 그것도
마음은 있는데 쉽게 행동에 옮겨지지 않더군요.
저도 행복이랑 생활하지 않았다면 길냥이들 사료주기는 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행복이를 아끼는 마음이 확장된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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