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만든 음료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 술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전통주는 제작방법에 의해서는 크게 곡류를 발효하여 만든 발효주(醱酵酒)와
그 술을 다시 증류하여 알코올 성분을 많이 함유하게 한 증류주(蒸溜酒)로 나눌 수 있다.
우리나라 전통소주는 증류주로서, 그 기원은 중세기 페르시아에서 발달된 증류법이 12세기경 중국 원(元)나라를 통해 들어왔다고 전해진다. 고려 이후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는 옹기로 된 증류전용의 ‘소줏고리’가 등장하면서 더욱 증류법이 발달하여 소주의 유행을 가져오게 되었다. 여기 소개하는 소줏고리는 소주를 내리는데 쓰는 증류기로, 소주제조과정에서 꼭 필요한 용기이다. 전통적인 소줏고리는 그 형태가 여러 가지인데, 각각의 형태에 따라 냉각수의 교환횟수나 냉각효과가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소줏고리의 위. 아래 크기에 따라 장구형. 삼각형. 역삼각형으로 나누어진다. 이 소줏고리는 위. 아래가 동일한 크기로 만들어진 장구형으로 몸통이 뚫려 있으며, 아래쪽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공기와 위쪽의 찬물이 접하는 냉각그릇의 면이 넓기 때문에 냉각수를 많이 담을 수 있고, 그만큼 냉각효과도 커서 삼각형 소줏고리보다는 비교적 많은 양의 소주를 얻을 수 있다.
냉각그릇은 이 소줏고리처럼 위쪽에 붙어 있는 것도 있지만, 냉각그릇 없이 위가 뚫려 있는 형태도 있다. 이때는 그 크기에 맞는 작은 자배기를 올리거나 항아리 뚜껑, 또는 솥뚜껑을 거꾸로 걸쳐 그 위에 찬물을 담아 수시로 갈아주면서 내부의 수증기가 빨리 응결되도록 도왔다. 그러면 앞쪽으로 난 긴 빨대형 주구를 통해 맑은 빛깔의 소주가 조금씩 나오게 되는 것이다. 위. 아래 짝의 가운데 부분이 잘록한 것 또한 맺혀진 술이 다시 가마솥 안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일반적으로 소줏고리의 높이는 60~80㎝ 정도인데 반해 이 소줏고리는 그보다 훨씬 작은 30㎝로, 약재를 함께 넣어만든 술인 약용약주(藥用藥酒)를 제조했던 소줏고리로 보인다. 갈색 빛을 띠는 보통의 소줏고리와는 달리 전체적으로 황색 빛깔을 띠고 있는데, 이는 잿물의 주원료인 나무를 태우고 남은 재의 종류와 약토의 성분 등에 따라 색깔이 다르게 나오는 것이다. 이렇게 황색 빛을 띠는 대표적인 재로는 콩깍지를 태우고 남은 재를 들 수가 있다.
민속소식 제138호 / 글_ 전선영 | 국립민속박물관 유물과학과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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