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미 선생의 작업은 하나 하나 정성이 들어가지 않는 곳이 없다. 닥종이에 들기름을 먹여 은은하게 빛나는 시간의 색을 구현하고, 그 위에 콩댐을 하여 윤기를 더한다. 여기에 땡감과 쪽, 숯, 옻, 황토, 오리나무, 황벽나무 등과 같이 자연에서 생산되는 천연의 재료로 가공한 종이와 천을 입혀 화려하면서도 은근하고, 자연스러운스면서도 독특한 여인상을 조성한다.
이와 같은 부분들을 접합하는 풀은 2년이라는 세월에 걸쳐 숙성된 것을 사용한다. 한 주에 한 번씩 물을 갈아주며 끓이고 거르기를 반복하면 방습과 윤기는 기본이요, 여러 번의 배접이 가능한 귀물이 된다. 이처럼 종이며, 천, 풀에 이르기까지 정성과 노력이 들어가지 않는 곳이 없으니, 그야말로 장을 담그는 정성과 매 끼니마다 깐깐한 밥상을 차려내는 한국 여인의 매서운 손끝이 아니라면 감히 시도조차 해 볼 수도 없는 일이 아닌가.
출처 : <오리엔탈이미지>19호 / 글, 강선영 / 사진, 최영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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