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녀석들

우리 동네 길냥이 - 마당이네

MissJaneMarple 2010. 1. 12. 07:19

 

작년 11월 말 쯤, 우체국에 다녀오다가 노란 줄무늬 길냥이 한마리가 쓰레기 봉투 근처에서 먹을 것을

찾고 있었다. 오고가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 녀석은 워낙 배가 고팠는지 눈치를 보면서도....

서둘러 마트로 달려가 천하장사 소세지를 사들고 가니 어느새 사라진 녀석.

길을 아래 위로 돌아다니며 찾아다니다가 한 구석에 앉아 있는 녀석을 발견.

가까이 가니 도망칠 준비를 하기에 소세지를 잘라서 던졌다. 일단 도망쳤던 그 녀석은 다시 와서 소세지

한덩이를 물고 가 숨어서 먹고, 다시 와서 물고 가 숨어서 먹기를 반복하며 소세지 세 개를 다 먹었다.

그 후 녀석이 마음에 걸려서 그 근처로 가 사료와 소세지를 놓아두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기만한 뼈를 핥고 있는 어린 녀석을 만나기도 했다. 

소세지를 들고 다가가니 그 작은 녀석이 어찌나 빨리 도망을 가는지....

그 어린 녀석이 나중에라도 사료와 소세지를 먹었을까 마음이 쓰였다.

 

그러던 어느날 낮, 녀석들이 도망을 치면 달려가는 골목 안은 어떤지 궁금해서 들어가보았다.

거기엔 뒷마당이라고 부를만한 공간이 있었다.

마침 길냥이들이 자동차 밑에 웅크리고 앉아 추위를 피하고 있었다. 

가지고 간 소세지의 껍질을 벗기고 있으려니 삼색이가 달려와 친한 척을 한다.

소세지를 놓아두니 젖소 무늬 녀석도 다가오고 새끼들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전에 자기만한 뼈와 씨름하던 그 녀석이 삼색이의 자식이었나 보다.

마당을 둘러보니 주로 주차장으로 쓰이는 것 같았고 누군가 한쪽 구석에 고양이를 위한 상자를 마련해 준 것이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눈과 추운 날씨 때문에 상자 안은 온통 젖어 있었다.

어린 녀석은 낯선 사람인 나를 피하여 그 젖은 상자 안에 들어가 있었다. 

 

상자를 마련해 준 사람이 있는 것을 보면 고양이들이 그곳에 있어도 마구잡이로 쫓아내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이곳저곳에 사료를 뿌려두지 않고 그릇에 담아주었다.

어떤 날은 사료그릇에 생선뼈가 담겨 있기도 했다. 누군가 이 고양이 가족을 모른 척 하지 않는 것이다. 

 

 

며칠 전, 약속이 있어서 외출하면서 마당이네에게 사료를 주러 갔다.

상자안에 있다가 팝콘이 튀듯 후다닥 도망쳤던 아깽이들이 사료를 주고 물러나니까 다시 모여들었다.

다섯 아깽이 중 두녀석.

 

 

조금 후에 또 한 녀석이 사료와 엄마, 아빠가 있는 곳으로 가고 있다.

 

 

차 밑에 있던 두 녀석은 왜 아직 거기 서 있냐는 듯이 나를 본다.

사진을 찍는 내게 호기심을 보이는건가?

 

 

녹색 테이프가 둘러진 큰 상자가 원래 있던 것이고 그 앞의 작은 상자가 내가 마련해 준것이다.

밑에 비닐을 둘렀고 8Kg 사료 봉투(방수처리가 되어 있다) 안에 신문지를 넣은 것을 제일 밑에, 그 위에 수건, 작은마왕의 옷을 깔아주었다. 비록 상자는 작아도 습기가 없고 냉기를 막아주어서 그런지 마당이네 가족은 그 안에서 지내는 것 같았다. 내가 다가가면 작은 상자안에서 뛰어 나왔으니까.

그런데 이 녀석들이 작은 상자를 딛고 큰 상자 위로 올라가는 놀이를 한 것 같다.

지붕이 무너져 버렸다. ㅡㅡ;;

엄마인 삼색이는 사료를 먹고 있고 아빠와 세 녀석은 따뜻하게 데워간 물을 마시는 중이다.

차 밑에 있던 두 녀석도 내가 더 물러나니까 곧 사료를 먹으러 나왔다.

 

어린 녀석들이 이 혹독한 겨울을 잘 견뎌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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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사진을 찍고 올리지 않은 것들도 있다. 사료를 주던 녀석들의 사진을 보면서 또 마음이 아프다.

이젠 볼 수 없는 녀석들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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