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를 그저그런 통속작가로만 생각하던 내게 소설 {길 없는 길}은 최인호를
다시 보게 만든 작품이었다.
나는 4권으로 된 {길 없는 길}을, 마음 둘 곳이 없거나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을 때 꺼내들어 아무 곳이나 읽어댔다.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하고 내가 서 있는 곳이 어디인지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최인호, 길없는 길, 샘터.(여백미디어에서 재출간)
그후, {해신}, {상도} 등으로 그의 줏가는 더욱 높아졌다.
또, 그가 역사소설을 표방하는 작품들을 쓰면서 그것에 관련된 프로그램이 있으면
일어를 유창하게 하거나 한문원전을 읽어 내려가는 최인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언젠가 그가 요새 읽는 책이 비트겐슈타인이라는 기사를 보고 '헉-'했었다.
그의 지식욕은 끝이 없어 보였다.
그런 최인호가 몇달 전 {유림}을 내놓았다.
{유림}을 총 6권으로 계획하고 있는데 그 중 3권을 먼저 출간했다고 한다.
그가 한줄의 글을 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하지만 솔직히
{왕도의 비밀}이 다소 실망스러웠던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유림}을 구입하는데 망설임은 없었다.
누구는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고도 했고, 좋지 않은 것은 유교 탓으로 돌리는
사람들이 많은 현실에서 그가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갔을 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책머리에서 최인호는 우리 민족의 핏속을 흐르는 또 하나의 원형질인 유교에 대한 것을 쓰지 않고는
우리의 민족성을 파헤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유림}을 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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