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에 '개발에 편자'라는 것이 있다. 격에 어울리지 않는 일을 하는 것을 풍자하는 말이다. 개는 발굽이 없어 편자가 필요 없지만 소나 말 같은 유제류(有蹄類)는 딱딱한 발굽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
위 사진은 본지 1933년 10월호 '조선, 조용한 아침의 나라' 기사에 실린 것이다. 사진 설명에는 '소에 편자를 박을 때는 안전이 우선이다. 이 나라에서 황소는 짐수레를 끄는 일을 하기 때문에 발에 편자를 박거나 쇠신(소의 발굽 사이에 끼우는 짚으로 만든 신)을 신겨서 발굽을 보호한다.'고 적혀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남 함평에서는 쇠신을 삼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농경사회에서 살았던 선조들은 마땅한 동력수단이 없었기 때문에 소가 귀중한 동물이었다. 동고동락해온 가족과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이 사진에는 소를 아끼는 우리 조상들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는 듯하다.
- 내셔널 지오그래픽 2003년 11월호 -
요새 찍은 사진은 아니지만 말이나 소에 편자를 박는 사진은 종종 볼 수 있다. 잊고 있는 기억이 문득 살아나듯이, 이런 사진이 불쑥 고개를 내밀고 "가끔 뒤도 돌아봐"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아참, 쇠신이 뭔가 싶어서 찾아보았다.
<소가 마차를 끌거나 무거운 짐을 싣고 바닥이 단단한 길을 오랫동안 걸어야 할 때 소의 발굽이 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앞발에 신기는 일종의 짚신이다. 발굽사이에 끼우고 발목에 묶어 고정한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