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일 죽도록 앓았다. 집에서 꼼짝 못하고 병원만 간신히 왔다갔다 했다.
물론 일도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어제 일하러 가는 길에 핀 벚꽃이 어찌나 예쁜지 세상이 환했다.
집으로 돌아오니 거실에선 어머니가 주무시고 안방에서 아버지가 주무시고 계셨다.
욕실로 들어가 손을 씻고 있는데 아버지께서 부르신다.
안방에 가서 뵌 아버지는 백지장처럼 하얗게 된, 고통스런 얼굴을 하고 계셨다.
그 사이 난 몰랐는데 아버지는 지난 주 토요일부터 소변에 피가 섞여 나왔단다.
그래서 요며칠 얼굴빛이 좋지 않으셨던거다.
어디 편찮으시냐고 여쭤도 괜찮다고만 하시고...
하지만 겁이 덜컥 나신 아버지는 혼자 비뇨기과를 찾으셨었는데 그때는 정확한 소견이
나오지 않았었단다. 그런데 어제 점심 무렵부터 몹시 아프셨던거다.
서둘러 아버지를 모시고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하고 결석을 부수는 치료를 받았다.
치료를 받으시고서야 혈색이 돌아온 아버지.
어머니는 디스크 때문에 치료 중이시고, 나는 이제 회복 중이고....
동생은 신장이....
마음이 참 아프다.
어머니를 깨우지 않고 혼자 아프셨을 아버지를 생각하니 더욱 그렇다.
아버지는 어머니를 생각해서 그러셨겠지만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어쩔 줄 모르신다.
그래도 아버지께서는 입원이나 수술하지 않고 바로 치료가 되었으니 얼마나 다행이냐고 하신다.
세월과 병 앞에서 자식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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