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결국 그만두어야 하는 것인지....

MissJaneMarple 2008. 5. 6. 02:13

 

 

며칠 전, 또 엘리베이터에 <길고양이 사료를 주지 마세요>라는 글이 또 다시 붙었다.

한숨이 나온다.

전에 그런 공고가 붙고나서 관리소장님에게 편지를 쓴 후, 아무런 일이 없었다.

공고가 바로 떼어지기도 했고.

그래서 소장님이 봐주기로 하셨나보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누군가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모양이다.

만일 그렇다면 소장님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길냥이 사료를 주지 말라는 글이 원망스럽다기 보다는 소장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더구나 이번 글을 지난번 글과 달리 나를 향해 부드럽게 말하는 느낌이 들어서 더욱 미안했다.

동생도 "이번엔 많이 부드럽더라"고 했다.

 

다시 소장님에게 편지를 썼다.

지금 집에 사료가 8kg, 9kg이 남아 있는데 그걸 다 줄 때까지 틈을 달라고.

그리고 그후엔 물만이라도 주게 해달라고....

 

한곳엔 물만 주기 시작했다. 그 그릇은 치워지지 않았다.

그래서 어제는 사료도 함께 두어 보았는데 조금 전에 나가보니 물그릇과 사료그릇이

모두 치워져 있었다. 그래서 작은 물그릇만 두고 왔다.

그것마저 치워지면 그곳엔 아무 것도 둘 수가 없다.

 

지난 며칠 동안은 깊은 밤에 나가서 사료를 주고 새벽 5시쯤 다시 거둬 오고 있다.

언제까지 이렇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오늘도 나를 쫓아오는 녀석과 만났다.

내가 그 녀석에게 괜한 짓을 한 것은 아닌지, 사료로 길들이는 것이 아닌데....

사료를 주기 시작할 때부터 나를 괴롭힌 문제이기도 하다.

그래도 이 녀석들이 사는 동안 배고프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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