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서 우리 곁을 떠나신지 벌써 200일이 지났다.
지난 주 토요일이 200일이 되는 날이고 비석이 제대로 자리를 잡았는지도 궁금해서 아버지께 다녀왔다.
사촌오빠가 내려오는 김에 벌초도 하자고 해서 아침 6시에 집에서 출발했다.
도착하니 이 녀석들이 먼저 반겨주었다.
두 녀석 모두 그렇지만 저 작은 녀석은 특히 사람 손에 많이 그리운 듯했다.
큰 아버님, 작은 아버지, 사촌오빠, 친척 아저씨, 친척 동생들은 벌써 증조할아버지, 할아버지
산소의 벌초를 끝마치고 아버지 산소로 이동 중이셨다.
그때 마침 우리가 도착한거다. 너무 늦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큰 아버지께서는 멀리서 왜 이리 서둘러서 왔냐고 하신다.
벌초는 당신들께서 하시고 우리들은 잔만 올리게 하려고 하셨나보다.
상석이 있는 곳은 낫으로 베어주어야 한다.
전에 비석을 세우던 미래석조 황사장님의 말에 의하면 아버지 산소의 떼는 양잔디라고 한다.
그래서 장발(?)이 되었다고....ㅡㅡ;;
예초기로 작업한 사촌오빠는 나중에 손이 떨려서 아버지께 잔을 올릴 때 힘들어했다.
고마워요, 오빠!
덕분에 장발을 시원하게 깍아드릴 수 있었어요. 개운하실 것 같아요.
다듬어진 아버지 산소 앞에서 조카가 춤을 추는 것처럼 나온 사진.
손자 모습에 아버지께서도 좋아하셨을거다.
큰 이모께서 형부(아버지) 드린다고 사오신 조화를 꽂았다. 주변이 환하다.
백합과 장미가 어우러진 꽃다발이다.
마지막으로 평소 좋아하시던 커피 한잔 올렸다.
요즘 들어서 아버지 생각이 더 자주 난다. 보고 싶다.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와우정사1 (0) | 2009.09.20 |
---|---|
또 이렇게 <근조, 삼가 명복을...>이라는 말을 하게 될 줄 몰랐다 (0) | 2009.08.22 |
삼자돼면(정형돈, 에픽하이) - 전자깡패 (0) | 2009.07.31 |
비문 내용 (0) | 2009.07.28 |
비석 세우는 날 (0) | 2009.0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