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전, 정확한 연도와 날짜는 기억나지 않지만 학원에서 내가 들어갈 시간을 기다리면서
아무 생각없이 앞에 있던 신문을 집어들었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은 한 남자의 얼굴, 그것도 오열로 찡그러진 얼굴이었다.
다른 설명없이 그 사진만 보고도 난 눈물이 멈추지 않았고 다른 세부적인 것을 잊어도
그때 내가 받았던 느낌만은 오롯이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가 떠났다.
힘들었던 생의 무게를 훌훌 털어내고(그랬으면 한다) 그가 떠났다.
내가 보았던 그 사진을 찾으려고 아무리 검색을 해도 찾을 수가 없다.
가장 비슷한 것은 이 사진이다.
1987년 9월 8일 사면복권된 후 망월동 묘역을 찾았을 때 모습이다.
이 사진은 광주 금남로에서 열리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문화제 포스터에 사용되고 있다.
그의 손을 보라.
얼굴로만 우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울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손이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영결식장에서 권양숙 여사의 손을 잡고 오열하는 모습.
"내 몸의 반이 잘려나간 것 같다"고 했던.....
내가 선택했던 두 분의 대통령을 이젠 만날 수 없다.
두 분은 만났을까? 그랬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