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녀석들은 특별히 잠자리를 마련해 주지 않았었다.
행복이는 어릴 때는 내 방 침대에서 자다가 보라돌이에게 그 자리를 내주고 이젠 엄니 발아래서 잠든다.
보라돌이는 반야가 온 이후 내 방에 마련해 둔 상자에서 자거나 서재의 흔들의자에서 자곤 했다.
반야는 내 발아래서 자거나 내 배게를 자기 것인냥 베고 잤다.
보라돌이가 들어 앉은 것이 보라돌이의 잠자리라고 할 수 있다.
바닥 청소 때문에 침대 위에 올려 놓았더니 그 사이에도 안에 들어가 있다.
그런데 종종 반야가 그 상자를 탐냈다. 끈질긴 반야의 앞발 공격에 대체로 보라돌이는 짜증을 내면서
거실이나 서재로 가버리고 반야는 희희낙낙 상자 안에 들어가 잠들었다.
그래서 상자를 또 마련해서 이번엔 방석을 깔아주었더니 보라돌이가 아주 마음에 들어했다.
새로 마련한 상자를 떠나줄 몰랐으니까.
보라돌이~~좋냐?
응, 너무 좋아. 쪼아쪼아...
만족한 보라돌이의 애교스런 표정!
야! 반야! 너는 이런 잠자리 없지?
월매나 좋은지 모른다. 냐하하하하....
반야가 보라돌이의 잠자리를 또 노리기에 반야도 방석을 넣은 상자를 마련해 주었다.
반야가 약간 삐쳐 있다.
하지만 금방 기분이 풀어져서 이리뒹굴 저리뒹굴...
이리와, 큰마왕! 수고했어. 내가 토닥토닥 해줄께.
나란히 누워 잠든 두 녀석.
반야 역시 새로 마련한 잠자리가 마음에 드는지 침대에 올라오지 않고 저기에서만 잔다.
이렇게 좋아할 줄 알았다면 진작 마련해 주었을텐데.....
그런데 이 두 녀석, 모두 볼 살이 상자 밖으로 나왔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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