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마왕과 행복이네

집을 잠시 떠난 반야

MissJaneMarple 2009. 9. 22. 22:24

 

 

오늘 점심 무렵 반야가 자꾸 다리를 털며 다니는 것을 보았다. 어디 아픈가 싶어서 얼른 살폈더니...

크헉-

다리의 반정도에 오줌이 묻어 있는 것이 아닌가~ 묻은 것이 아니라 푹 젖어 있었다.

작은 마왕에게 "(적진에 돌격하라는 듯이) 빨리 방을 살펴라"하고 내 방으로 달려갔다.

일단 내 방과 안방은 무사. 하지만 작은 마왕의 이불에 오줌 뿐만 아니라 똥까지 같이 싸놓은 반야.

너무 절망적이었다.

그동안 반야 마음이 아프다고 해서 약도 먹이고 마음도 쓰고 했는데...그렇게 8주를 보냈는데.....

그런 노력이 아무 소용 없게 된 것인가, 반야는 여전히 힘든 것인가 싶어서 속상했다.

이불을 둘둘 말아서 밖으로 내어놓고 병원에 전화를 해서 원장님과 상담을 했다.

전에 집에서 떨어뜨려 놓는 것도 방법 중 하나라고 하셔서...

반야를 병원에 7일간 맡기고 돌아오니 집이 휑하다. 침대에 잠시 몸을 누이니 그 허전함이 더해졌다.

반야가 침대 위로 올라와 내 몸에 자기 몸을 기대고 누울 것만 같아서...

 

 

 

 반야! 우리가 너를 버리는 게 아냐.

 같이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거야. 너도 편하고 우리도 너를 마음껏 예뻐할 수 있게...

 

 저녁에 전화를 하니 아직 긴장 상태인 반야는 이동장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밤이 되어 병원 안이 조용해지면 조금 나아질테고 하루이틀 지나면 적응할테니 너무 걱정말라고 하셨다.

 반야만 보면 하악질을 해대던 행복이는 뭔가 허전한지 찾으러 다니는 눈치다.

 

 반야, 보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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