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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빈 - 경인 세화전 庚寅 歲畵展

MissJaneMarple 2010. 1. 3. 22:24

 

인터넷 검색 중 우연하게 본 작은 전시 소식.

민화를 전공하시는 분의 연구소 겸 갤러리에서 호랑이 해를 맞아 까치호랑이 그림과 다른 민화를 전시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12월 31일 오후 늦게서야 이걸 알았기 때문에 1월 1일에도 오픈하는지 알 수 없었다.

더구나 작가의 홈페이지엔 핸드폰 번호만 남겨져 있어서....

1월 1일 아침에 조심스런 마음으로 문자를 보냈으나 답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식구들과 이천으로 출발했다. 이천은 도자기로도 볼 것이 많고 쌀밥도 먹고...그러자!

 

한국도자관에 도착해서 갤러리 밈을 물었더니 작가분은 나오시지 않았지만 문은 열어줄 수 있다고 하셨다.

경인년 첫 손님인 우리 가족 10명은 냉기가 가득한 갤러리로 들어갔다.

 

갤러리 입구에 붙어 있던 포스터

 

생각한대로 작은 갤러리였지만 전시된 그림은 알찼다.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고 사진을 찍기는 했지만 형광 불빛이 반사되어서 여기에 올리기는....좀.......

그래도 몇 점을 소개한다면,

 

 

우리 식구들이 딱 행복이 표정이라고 웃었던 '까치호랑이' 중 부분.

두 눈을 부릅뜨고 한껏 위엄을 보이려 하지만 까치들이 오히려 놀리는 것만 같다.

 

 

이 '까치호랑이'도 전체가 다 나온 것은 아니다. 형광불빛 있는 부분을 잘라내었으니까.

(작가의 홈페이지에서 전체 모습이 나와 있는 작품으로 보시길. http://www.jeonsobin.com/)

이 호랑이는 마치 발을 꼬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한쪽 발에 다른 발을 올린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발가락이 뭉툭-하여 너무 귀여운 호랑이.

 

 

이 호랑이도 전체 그림 중 일부를 잘라내야 했다. 작가분께는 정말 미안한 일이지만....

이 '까지호랑이'는 불량스런 얼굴을 하고 있다. 자기들끼리만 얘기하는 까치들에게 화가 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발가락은 부채처럼 펼쳐져 있다. 작은마왕의 말에 따르면 발바닥을 간지럽히면 보라돌이가 저런 모양을 한다고 했다. 우리는 호랑이를 보면서 고양이를 생각한다. ^^;;

 

 

갤러리 입구에 있던 호랑이와 용. 호랑이는 화기火氣 또는 양陽, 용은 水氣 또는 음陰을 상징한다고도 한다.

인간에게 가장 기본적인 두 기운을 용과 호랑이로 표현한 것이다.

기운과 힘이 비슷한 두 인물이나 대상에게도 용과 호랑이를 사용한 용호상박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이 그림에서는 호랑이가 용에게 밀리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그래도 까치가 호랑이를 응원하는 듯하다.

 

 

한동안 '까치호랑이' 그림들 앞에서 머물러 계시던 엄니.

그 중 한작품이 꽤 마음에 드셨던 모양이다.

 

 

엄니와 파랑이 엄마.

 

 

오홋- 하고 감탄했던 작품. 옻칠을 하였고 틀까지 작품으로 봐야 한다.

 

 

무슨 그림일까 궁금했던 작품. 책가도인듯하면서도 막이 쳐 있는 것은 처음 본 것이라....

홈페이지에 소개한 것을 보니 책가도가 맞고 제목은 '호피장막도'이다.

 

 

홈페이지에 있는 '호피장막도'를 다시 가져왔다. 역시 그림의 느낌이 다르다.

그러니 이 분의 작품을 제대로 알고 싶으면 전시장이나 홈페이지에 가서 보셔야 한다는 말씀.

 

 

엄니께서 마음에 들어하셨던 그 까치호랑이.

두 마리인 듯하면서도 한 마리인 게 마음에 드신다고 하셨다.

흠....내가 보기엔 뭔가 억울한 일이 있는 것만 같은데.....

까치가 뒤에서 괜한 시비를 건게 아닐까?

 

 

작가의 지난 전시 포스터.

2009.3.13 - 3.20 / 이천시립월전미술관 1층 전시실

 

나는 이번에 만화와 옻칠이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역시 사람은 배워도 배워도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