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전에 보라돌이와 병원에 갔다. 원장님을 만나 어떤 순서로 수술이 진행되는지 이야기를 듣고 보라돌이를 두고 집으로 오는데 마음이 착잡했다. 겁이 많은 보라돌이, 혼자 남겨져서 얼마나 겁이 날까 싶고.
원장님이 오후 4시면 수술이 끝날테니까 그때 전화를 주시겠다고 하셨는데 틈만 나면 시계를 보게 되었다.
드디어 오후 3시 40분 전화가 왔다. 수술이 잘 끝났다고.
오전에 원장님이 그러셨다. 면회는 내일 오는 것이 좋겠다고.
회복 중인 반려동물을 보면 우는 보호자들이 많다면서 수술 직후 보는 것은 마음이 약한 사람에게는 그리 좋지는 않다고 하셨다. 행복이가 중성화 수술하고 비틀거렸던 것과 보라돌이와 파랑이가 수술 끝나고 마취에서 깨면서 울었던 기억이 났다. 그래! 다음날 만나러 오자!
하지만....
오후 7시 30분에 주섬주섬 옷을 입고 병원에 갔다.
보라돌이는 나를 보자마자 뭐라고뭐라고 소리를 냈다. 아프다고, 왜 나를 이런 곳에 혼자 두냐고 하는 것만 같았다. 원장님께 보라돌이가 계속 이런 소리를 냈다고 물었더니 아니라고 하시면서 하소연 중인 듯하다고 하셨다. 오호! 보라돌이, 나한테 하소연 중인거야?
원장님이 자리를 비켜주자 보라돌이의 하소연 소리를 더 커졌고 급기야 일어서서 집으로 가자는 듯한 몸짓을 했다. 헉- 수술한 곳 덧나면 곤란한데.....원장님을 소리쳐 불렀다.
원장님께서는 보라돌이가 마취에서 빨리 깨어났고 기운이 있다는 거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이야기해주셨다.
사실 원장님께서 반려동물의 반응에 따라 면회를 못할 수도 있다고 하셨는데 아무래도 내가 오지 말았어야 했나보다 싶었다. 궁금하고 걱정되어서 보러 간 것이었는데.....
다음날인 토요일, 미리 전화를 드렸다. 보라돌이 상태는 어떤지 보러가도 되는지.
역시나 짐작했던대로 면회금지. ㅡㅡ;;
오늘도 전화를 드렸는데 토요일보다는 안정이 되었지만 보라돌이가 밥을 먹지 않는다는 말씀을 하셨다.
소심하고 겁이 많은 아이들이 그렇다고 하시면서, 캔을 주었는데 입만 대고 말았고 사료도 거의 먹지 않으니까 오늘은 좀 다른 캔을 줘봐야 겠다고 하셨다. 잘 먹어야 회복이 빨리 될텐데....
수요일에는 퇴원을 하니까 보고싶어도 좀 참아야지.
문제는 수요일엔 나도 작은마왕도 일이 늦게 끝난다는 것.
어쩌면 목요일 아침에나 보라돌이를 데려올지도 모르겠다. 아흑-
주문한 사료와 간식이 왔을 때 상자에 푹 빠진 보라돌이.
보라돌이는 이렇게 두 발로 서는 경우가 다른 녀석들보다 많다. 그래서 더 무리가 된 것은 아닐까
별별 생각을 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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