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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금지 / 이희중

MissJaneMarple 2007. 2. 28. 03:09

 

지옥은 아니지만 이 별의 삶은
내가 여행하는 별들 가운데 비교적 피곤한 편
이 별은 한번 저지른 일을 되돌릴 수 없다는
독특한 원리를 끝없이 강조하는 학교
이를테면 그것이 이 거대한 학교의
치사하고 아니꼽고 더럽고 유치한 교과
교실의 흑판에는 이렇게 씌어 있지
주의! 한번 가면 절대로 돌아올 수 없음
후진금지, 그래서 이 별에서는
불쌍한 사람들이 안타까이 뒤를 돌아보면
살아간다, 눈물로 바다를 이루며
그 물살에 스스로 가슴을 다치며
죽어간다, 그러나 다행스러워라, 이 별을
일주一周하는 사람들은 단 한 번 죽을 기회가 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