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언제나
벼락처럼 왔다가
정전처럼 끊겨지고
갑작스런 배고픔으로
찾아오는 이별.
사내의 눈물 한 방울
망막의 막막대해로 삼켜지고
돌아서면 그뿐
사내들은 물결처럼 흘러가지만,
허연 외로움의 뇌수 흘리며
잊으려고 잊으려고 여자들은
바람을 향해 돌아서지만,
땅거미 질 무렵
길고긴 울음 끝에
공복의 술 몇 잔,
불현듯 낄낄거리며 떠오르는 사랑,
그리움의 아수라장.
흐르는 별 아래
이 도회의 더러운 지붕 위에서,
여자들과 사내들은
서로의 무덤을 베고 누워
내일이면 후줄근해질 과거를
열심히 빨아 널고 있습니다.
---------------------------------------
이 게시판에서도, 얼마 전 후배에게도 '사랑은 벼락처럼 왔다가 정전처럼 끊어진다'는 말을 했었다.
난 이 말이 내 머리에서 내 가슴에서 나온 말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었다.
그래서 이 말이 멋지다고 누가 한 말이냐고 했을 때 "물론 나지!"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최승자 시집을 뒤적이다가 크헉- .......ㅠㅠ
이 문장에 줄이 쳐있는 것을 보면 내가 좋아했고 담아두었던가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입에서 나오고, 나중엔 최승자 시집에서 봤다는 것은 잊어버리는........05·03·01 03:40
'즐거운 글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면 / 김정환 (0) | 2007.02.28 |
---|---|
좋아하는 문장 (0) | 2007.02.28 |
사랑[愛]이라는 짐승 - {산해경} 2 - / 한승원 (0) | 2007.02.28 |
후진금지 / 이희중 (0) | 2007.02.28 |
상한 영혼을 위하여 / 고정희 (0) | 2007.0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