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10일 저녁 서울 용산구 한 의류수거함 아래에서 구조된 <범이> 입니다.
누군가 아이를 버린 듯 아이 앞에는 우유그릇과 사료가 조금 놓여 있었고
앞이 보이지 않는 1개월령 가량의 <범이>가 두려움에 움직이지 못하고 울고만 있었다고 합니다.
구조자 한아름님의 요청을 받고 아이를 병원으로 이동했으며
<범이>의 안구는 선천적인 기형으로 정상적인 형태를 갖추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2주가량 병원에서 그렇게 지냈고
탁묘 신청을 해주신 명이네(고정님)님 댁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지난 12월부터 <범이>의 발정이 시작되었다 하시며 고환이 만져지지 않는다 하셔서
1월에 병원 검진을 해보았고 양측성 잠복고환 소견이 나왔습니다.
양측성이란 고환 두개가 모두 복강내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미입니다.
선천적인 기형의 형태가 안구와 고환에 같이 나타난 것.
아직 한살이 되지 않았으므로 앞으로 서서히 내려올 가능성.
사타구니에 걸려 있을지도 모르기에 촉진을 계속 해보고 나서의 수술 여부에 대해 이야기
해볼 수 있다는 소견.등이 있었고 결코 흔히 볼 수 없는 케이스이므로 조금 더 알아보고 안전하게.
그리고 가능하면 경험이 있는 외과의를 찾아야 하므로 시간이 더 필요했습니다만.
안타깝게도 명이네(고정님)님이 <범이>의 스프레이와 콜링등 발정을 견디지 못하시고
빠른 개복 수술을 할 수 없다면 탁묘를 포기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지난 토요일(16일) <범이>는 낯선 병원 호텔에 맡겨졌습니다.
앞을 보지 못하는 아이들은 보통의 고양이들보다 청각과 후각이 훨씬 예민 합니다.
온통 낯선 냄새와 소리로 가득한 병원에서 <범이>는 두려움에 모든 소리가 조용해지기만을
기다리고 주위가 조용해진 후에야 겨우 캔을 조금 먹습니다.
<범이>는 '양측성 잠복고환' 소견을 들은 남자고양이이며 이 수술을 엄마도 없이 혼자 겪게
할 수 없습니다. 한쪽 고환이 복강내에 있을때의 수술도 아이에게 매우 위험하고 힘이 듭니다.
양쪽 모두의 고환이 - 신체의 기형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라 정관을 따라 찾을 수 없다면 더 위험할
수도 있는 수술이 됩니다. 위험하다는 것은. 예측한 곳에 고환이 없다면 계속 찾아야 하므로
마취 시간이 그만큼 더 길어진다는 의미입니다.
복강내의 고환은 저형성이므로 그 크기가 매우 작습니다.
보호해줄 엄마를 찾아야 수술시에도 안정이 되고 수술후에도 편안한 집으로 갈 수 있습니다.
스프레이와 콜링을 견디지 못하겠다 하시는 분은 안됩니다.
후원란에서의 최우선은 아이들의 건강과 생명의 안전을 지키는 것입니다.
사람의 힘듬때문에 응급을 요하는 것이 아닌 수술 일정을 급하게 잡을 수 없습니다.
이 부분을 충분히 이해하시고 같은 마음이신 분이어야만 합니다.
시각장애를 가진 고양이 <범이> 장기 탁묘처를 찾습니다.
지금 병원에 혼자 있습니다.
범이의 탁묘 신청을 해주실 분께서는 miyajjiny@hanmail.net 으로 메일 보내주십시오.
*
냥이네는 분양 요청이 있다고 해서 아무나에게 물건 주듯이 고양이를 보내지 않습니다.
아무리 아프고 몸이 불편한 고양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생명이 있는 녀석들이니 당연한 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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