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에게 행복이를 왜 그리 쫓아다니고 싫어하는 지 물었습니다. 우리집 식구들은 어머니와 아버지께서 워낙 행복이를 예뻐하시고 행복이에게 반야가 대들면 반야를 야단쳤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였습니다.
반야는 자기가 다른 곳으로 보내진 게 행복이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게 아니라고,
행복이가 낳은 아이들 넷과 반야, 행복이 포함해서 여섯을 키울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대답했습니다.
반야는 "그럼 왜 다른 아이들은 보내지 않았어? 왜 행복이는 보내지 않았어? 왜 보라돌이는 보내지 않았어?"라고 되물었습니다. 김동기님을 통해 전해들은 반야의 말은 절규같았습니다.
자신은 원하지 않았고 자기에게 아무런 설명도 없이 그렇게 낯선 곳으로 보내졌을 때 정말 슬펐답니다.
그런데 갑자기 김동기님 눈과 코가 빨개지더니 눈물을 뚝뚝- 흘리시는 겁니다. 반야가 그 당시 느꼈던
감정이 그대로 전달되어 와서 그랬다고.....
더구나 집으로 다시 왔을 때 환영받지 못한 상처도 있어서 반야의 가슴 속엔 단단한 응어리가 있었던 겁니다. 그럴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아무리 윌이 잘해주어도 반야의 가슴 속에 자리잡은 슬픔은 가실 수 없었던 것이겠지요. 반야와 함께 보냈던 파랑이 생각을 했습니다. 이 녀석은 어떨까 싶으니까 정말......
"미안해 반야. 행복이 때문에 보낸 것은 아니었어. 내가 잘못한거야. 엄마가 많이 미안해."
몇번이고 말을 했습니다. 반야는 가만히 듣고 있었습니다. 동물이라는 이유로, 사람이 아니라서 받는 상처가 있고 그걸 헤아릴 수 없었던 것이 너무 마음 아펐습니다.
김: 반야에게 나가라고 했어요?
마플: 그런 적은 없는데요. 혹시 안방에 들어갔을 때 방에서 나가라고 한 말을 그렇게 생각했을까요?
반야가 안방에 들어가면 오줌을 싸거나 행복이와 싸우기 때문에 되도록 안방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고 반야가 안방에 있으면 "반야, 나가자~~"해서 엉덩이를 톡톡- 치거나 낚시를 이용해 데리고 나오는데 그것 역시 반야에게는 큰 상처가 되었던 것입니다. 엄니가 "반야, 네 생이 끝나는 날까지 여기서 살자. 어디로 보내지 않을거야."라고 하셨고 저도 같은 말을 했습니다. 그런 말을 하는데 어찌나 눈물이 펑펑 쏟아지던지...
이런 이유 때문와 이런저런 집안의 사정과 분위기 때문에 반야는 행복이가 싫고 미웠던 겁니다.
행복이는 오해를 풀어달라는 말을 김동기님에게 전했다고 합니다. 몇년을 두고 쌓인 오해와 미움이 이번 일로 눈녹듯이 사라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왜 반야가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유를 알 수 있는 것만으로도 애니멀 커뮤니케이터께 도움을 청한 일은 정말 잘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보라돌이 슬개골탈구 수술 후 관절에 좋다는 약을 세 녀석 모두에게 먹이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은 반야가 유난히 약먹는 것을 싫어하더니 오줌을 싸버렸습니다. 관절에 좋으니까.....
여기까지 얘기했는데 김동기님이 "싫다는데요"라고 하셨습니다. 그 약은 싫다고. 더구나 보라돌이 때문에 산 약인데 덤으로 먹여주는 것 같아서 더 싫다고. 헉- 뭐냐? 이 녀석은?
그럼 반야 약을 따로 산다면 그건 먹을거냐고 했더니, 김동기님이 웃으면서 "생각해 볼께, 랍니다."
김동기님은 "반야는 조금 전에 나를 울리더니 이젠 웃게 만든다."고 하셨습니다.
이제 김동기님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 결정적 이유인 오줌싸는 문제에 접어들었습니다. 오줌은 화장실에 누어야 하는데 왜 여기저기에 오줌을 누고 다니는지 물었습니다.
김: 화장실 모래가 동글동글 한가요?
마플: 네, 동그란 편이지요. 그렇지 않은 것도 섞여 있구요.
김: 전에 있던 집도 그런 모래를 사용했나요?
마플: 잠시 바꾼 적은 있지만 거의 같은 모래를 사용했어요.
김: 화장실은 몇 개인가요? 어떤 모양인가요? 뚜껑이 있나요?
마플: 뚜껑이 있는 것과 상자를 사용하여 만든 것, 두 개요. 혹시 전용화장실이 필요하다고 하나요?
마플은 반야를 보면서 말했습니다. "반야, 네 전용화장실은 곤란해. 놓을 공간도 없어."
정작 중요한 문제에 들어서자 반야가 비협조적으로 나옵니다. 내내 저와 김동기님 가까이 있던 반야가
베란다로 나가버리기도 하고, 자꾸 왔다갔다 하는 겁니다. 김동기님에 따르면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은 했고,
좀 불편한 이야기가 나오니까 피한다고...그러더니 김동기님이 또 웃었습니다.
반야가 김동기님에게 "너 이젠 가."라고 했답니다. 그리고 자꾸 김동기님을 무는 겁니다.
그래도 이 문제는 그냥 넘어갈 수 없기에 또 물었습니다. 왜 화장실에서 오줌싸지 않는거야?
대답이 기막혔습니다. "재미없어."
머-시-라고-라고-라고....재미....없다...라고....
김동기님은 오줌을 계속 아무 곳에나 싸면 다른 곳으로 보내버린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반야에게 또다른 상처가 될테니까 타협점을 찾아야 하는데 반야가 그걸 말하지 않고 있다고 했습니다.
반야는 "생각해 볼께"라고만 하고....
작은마왕이 그럼 화장실에 쥐돌이를 매달아줄까?라고 했더니 김동기님은 그렇게 하는 게 좋겠다고 했습니다.
또 지난 주 내내 스프레이를 하듯이 오줌을 싼 것은 예민한 아이들의 경우 말하지 않아도 누군가 온다는 것을 느끼고 여러 행동을 하는 데 반야는 자기가 강하고 세다는 것을 그런 식으로 표현한 듯하다고 합니다. 스프레이를 계속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스프레이를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 주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한 장소를 지정해 주었습니다.
반야, 우리 같이 노력해 보자. 네게 상처 줄 생각은 없었어. 다 내가 부족해서 생긴 일이야. 미안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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