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4일 김동기님을 만나서 대화한 이후, 우리 반야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우리 식구들이 반야와 행복이, 보라돌이의 생각을 알고 있는 것은 알게 된 것은 된거고,
오줌을 화장실에서만 누고, 행복이와 싸우지 않겠다고 마음먹는 것은 오롯이 반야의 몫인거다.
한동안 행복이와 잘 지내는 것 같더니 요즘은 또 행복이를 못살게 군다.
물론 예전보다는 덜하지만.
문제는 오줌싸는 건데...
7월 24일부터 약 40일 동안 우리 반야는 20번 오줌을 쌌다.
화장실을 이용한 것말고 쇼파, 침대, 마루 등등에 자기의 진한 냄새를 남겨 놓은 것이 그 정도다.
헉- 내가 그렇게 많이 쌌나?
그래, 이 넘아. 내가 너 때문에 늙는다, 늙어.
'대화' 이후 열흘 정도 지났을 때 김동기님께 전화를 드렸었다.
그때 김동기님이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하셔서....
화장실에 장식을 하고, 안방 쪽에 마련해 둔 상자 화장실을 자주 이용하고, 다른 분들의 의견도 참고하여
화장실을 상자로 바꾸고, 모래도 바꾸고.....
또 커피가루 말리고 있을 때 그곳을 화장실로 사용하기에 커피가루를 잔뜩 얻어다가
잘 말려서 상자에 놓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반야의 마음에 들지 않는 게 분명 있었던게다.
음....엄마가 그렇게 노력을 했던가? 생각에 잠긴 반야.
그런데 어느날, 반야가 화장실에 갔다가 나오는데 몹시 서둘러서 나오는 거였다.
정말 한시도 더 있기 싫다는 듯한 그런 모습이었다.
그후, 관심있게 지켜보았는데 여러 번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작은마왕과 이야기를 나눈 결과,
우리는 모르지만 반야가 화장실에서 놀란 적이 있다.
그래서 저 화장실에 가기 싫은거다. 김동기님과 '대화'할 때 "화장실이 재미없다"고 한 것은
무섭다고 하기엔 반야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거나, 고양이의 감정이나 말을 인간의 말로
전달해줄 때 오해가 있었던거다.
이런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바로 화장실을 주문했다.
상자 안의 반야 발.
상자를 긁어 놓아서 상자 바닥이 엉망이다.
흐이그- 이 녀석아, 속 좀 어지간히 썩여라...하면 엉덩이를 두드렸더니 심통난 얼굴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