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가 갑자기 아픈 2월 초부터 떠난 날까지의 기록은
어쩌면 역순으로
아니면 뒤죽박죽으로
그도 아니면 여기에 지금 적는 것이 마지막일지도 모르겠다.
.....
뭐라고 써야 할까?
..............
모르겠네.
가슴에 물이 차서 움직이기 힘들었던 행복이가 자신이 늘 있던 엄니의 침대 위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는데...
그 사진이 이렇게 쓰일거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
병원에서 급작스럽게 무지개다리를 건너버려서 어찌해야할 바를 모르겠고
큰소리로 엉엉 울면서 원장님께 묻고 또 물었다.
정말 우리 행복이가 죽은거냐고.
원장님께 장례식장을 소개해달라고 해서 행복이를 안고 찾아간 곳. (http://www.kangaji.net/)
이 사진들은 그곳에서 찍어주고 그날 바로 보내준 것이다.
종교에 따라 방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 우리는 이곳으로.
이렇게 위패를 마련하고 나면 사람이 염을 하듯이 깨끗하게 닦는데 그 과정을 바로 옆에서
보게 한다. 손길이 조심스럽고 정성스러웠다. 이 과정이 위안을 준다.
그런 과정을 지나면 나무 상자에 행복이를 눕히고 평소 좋아하던 것들을 같이 넣어 위패 앞에 놓았다.
캣닙부인, 캣닙가루, 병원에서 챙겨준 간식(마지막으로 행복이가 먹었던)과 행복이가 제일 좋아한 울엄니 장갑.
행복이는 엄니가 집을 비우면 엄니 물건을 물고 침대 위에 올라가 옆에 놓곤 했다.
나중에 꼭 다시 만나자고 향을 올리고 나면 직원분이 나무상자를 들고 화장로로 간다.
나와 동생도 그 앞까지 함께 갔다.
화장로 문 앞에서 우리는 더이상 행복이에게 가까이 갈 수 없었다.
이제 행복이의 세계와 우리의 세계가 나뉜 것이다.
40분 정도 지나니까 작은 뼛조각으로 그 후엔 조그만 흙항아리에 행복이 재가 담겨 나왔다.
다시 향을 올리고....
행복이는 아버지 계신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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